본문 바로가기
나만의 이야기/내가 요즘 읽는 책

오늘의책리뷰 죽이고 싶은 아이 - 과연 누가 범인일까

by Naro2022 2023. 1. 14.
반응형

정말 쉴새없이 몰아치는 전개라 정신없이 읽었다.
가볍게 읽는 책인 것 같아서 펼쳤다가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고 들고다니면서 읽었다.

이 책은 학교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으로 시작된다.
친구를 죽인 잔인한 학생 주연.
이용만 당하다 죽임당한 서은.
이들이 만나온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들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모든이들이, 아니 읽는 나조차도 주연이가 범인이라 생각했다.
모든 정황, 증거들이 주연이를 가르키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이 한일이 아님을 결백하다고 소리치고 또 소리친다.

그러나 단 한명도 주연이를 믿어주는 사람이 없다.
그동안 해온 겉모습의 행동들을 보고 이미 다들 주연이가 범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주연이는 이미 범인이기에 어떤 행동을 해도 감형을 받거나 죄를 회피하기 위한 것들이라고 치부해버렸다.
그리고 중립을 지키려했던 나도 수많은 사람들의 증언에 주연이가 범인이었다고 생각했다.

이야기는 잠깐의 숨쉴 시간조차 주지 않을정도로 빠르게 흘러간다.
왜 이아이는 자기가 아니라고 우겼을까.
왜 그날의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할까.
거짓말하는걸까. 수상했다.

최근 같은반 학생을 잔인하게 괴롭혀온 학생들의 사건들을 자주 보게 되었다.
'저번에 본 거 말고 또?'라고 할정도로 잦은 빈도수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인가 깊을 정도로 심각한 잔인함들이 눈 뜨고 보기 힘들정도였다.
그랬기에 더 난 주연이가 자기만 살려고 도망치려 발악중이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서은이에게 한 행동들이 있으니까.

하지만 반전은 있었고 나도 결국 편협적인 시각으로 바라봤다는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같은 상황, 행동,말인데도 어떻게 보고 전달되느냐에 따라 순식간에 분위기가 바꼈다.

상황을 뒤집는 이야기들이 계속 나오는데
그때마다 내 선택은 계속 번복된다.
증거와 증언들이 나올때마다 바꼈던 것이다.
책을 덮고 나서 가장 먼저 든 기분은 당혹감, 부끄러움이었다.

나의 생각들이 한 아이를 어디까지 몰아갈 수 있었는지 가상세계에서 온몸으로 경험한 것이었다.
내 생각, 말 한마디로 아이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것을 몰랐다.
보이는 것만 보고 결정했다.
경찰이 그러던데. 검사가 그러던데.
그리고 너 인생 원래 그렇게 못되게 살았다며 그럼 너가 범인이지.
이렇게 생각했다.

책속이었는데도 이정도면 현실은 어땠을까.

그리고 나는 이러한 일들이 현실에는 없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혹시 내 편견, 짧은 생각으로 쉽게 판단하고 결론을 내린적이 없는지.
다른사람들의 이야기에 휩쓸려 동조한적 없는지.

부끄럽게도 여러번 있었다.
모두다 그렇게 얘기하니까.
내가 경험해 본 바로는 그래.
등등 짧은 생각, 분위기의 휩쓸림으로 쉽게 판단하고 후회했었다.

모든 일을 다 알 수 있는것도.
내가 경험한 것이 모두 정답일수도.
남들이 말하는 것이 무조건 답일 수도.
아닐 수도 있음을 깨닫지 못했다.

하나의 선택이. 말이. 행동이.
사람을 살리고 죽일 수 있음을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되었다.
말을 할때나 결론을 내릴땐 신중해야한다는것을.
내 생각과 기준은 내가 바로잡고 끌어나가야 한다는것을.

그리고 또 하나 들었던 생각이 있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서은이 그렇게 만든 사람?
주은을 그렇게 만든 사람? 뉴스? 언론?
무심했던 학부모, 담임선생님?

서은을 벽돌로 내려쳐 죽인 범인 말고
이 책에 나온 모두가 범인이라고 생각했다.
서은과 주은의 환경을 만든 가정도 친구도 학교도.
친구를 죽인 파렴치한 괴물이 되어있었지만
사실 그 누구도 주연이에게 돌을 던질 수 없었을 것이다.

죽기 전에는 하나같이 관심없고 모르는척 했으면서.
갑자기 달려들어 물어뜯고 선량한 척 하는 모든 사람들.
다 똑같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님은 '실질적인 범인은 이 사람이지만
결국 전체를 봤을때 과연 그 사람만 범인이라고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봐야한다고 가르쳐 주고 싶었던게 아니었을까 싶었다.

가상이었지만 나도 누군가를 그렇게 만들 수 있었다는것에 충격을 받아 다 읽고 난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한 것 같다.
내 날것의 모습을 소설을 통해 낱낱히 본 것 같아 창피하기도 하고 여러 깨달음도 얻게 된 시간이었다.

충격적인 결말들을 보면서
오랫동안 생각했고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마지막 주연이가 받는 상처는 나도 같이 고통스러워하며 아파하며 읽었다.
현실에서는 그러지 않도록 노력해야지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가볍게 읽으려 펼친 책이었는데..
한동안 마음속에 계속 남아있을 것 같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