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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이야기/내가 요즘 읽는 책

책리뷰 오늘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똑같은 하루가 지겨울때

by Naro2022 2022.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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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처음엔 큰 기대 안했다.
표지가 예뻐서 손이 갔을뿐 뻔한 그저 그런 내용일줄알았다.
그랬던 내가 어느순간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못하고 결국 오열을 해버렸다.

여주인공 히노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기억이 리셋되는 병이다.
주인공이 기억을 잃는 소재는 흔한편이다.
그래서인지 흘러가는 방향이 비슷했고 초반에는 살짝 지루한 감도있었다.

하지만 점점 서로에게 스며들어가는 히노와 가미야의 순수한 모습에 미소가 지어졌다.
작가의 섬세한 표현방식 덕분에 훨씬 더 깊고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을 대하고 배려하고 알아가는 방식에서 배울점이 참 많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들과 같은 상황이었다면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도 종종 들기도했는데,
결국 못했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 어른스러운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함께할 수 있어서 재밌었고 즐거워하는 모습에 행복했다.

그렇게 행복한 일들이 적힌 힐링 도서라고 생각했는데 후반부 부터는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튀어나왔다.
특히 가미야가 충격을 주리라곤 생각못했다.
무슨일이 생겨도 히노와 관련된 일 인줄 알았는데 가미야였다니.

책소개를 제대로 읽지 않고 들어가서
극초반 읽을때는 히노가 기억상실증인지도 몰랐다.
중간에 히노 일기장에서 가미야의 이야기가 사라진것도 힌트를 줬는데 난 몰랐다.
그렇다보니 더 리얼하게 충격을 받고 당황했던것 같다.
후반부로 갈수록 진행되는 상황들이 혹시 내가 지금 제대로 보고있는게 맞나 싶어 다시 볼정도로 한동안 멍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며칠에 걸쳐 조금씩 읽어왔기때문에 점점 정이 쌓여가는 중이었다.
히노랑 가미야, 이즈미 모두 함께 친구가 된 기분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일이 일어나다니 너무 충격적이었다.

그렇게 끝까지 눈물을 흘리게 만든 책을 덮고 나서 삶을 돌아봤다.
난 내 하루를 잘 살고있나?
매일 새로운 나를 만나야 하는 히노를 보며,
'내일이면 잊어버릴 수 있는 오늘 하루를 그 누구보다 즐겁게 알차게 살아가고 있는지'와
' 내가 가진 추억들을 소중히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결론은 '아니'였다.
내일 시작되는 하루는 내게 당연했다.
자고 일어나면 그동안 쌓아온 경험,지식들로 살아가면 되는것이었고 당연히 주어진 하루였다.
그랬기에 지겨웠고 더 갖지못한것에 분노하며 질투했다.

하지만 그 모든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내게 주어진 오늘,내일,미래 모두 당연한 것이 아님을 히노와 가미야가 알려줬다.

어느날 갑자기. 아니. 오늘 밤 죽는다면?
분명 낮에 다같이 인사하고 함께 이야기 나눴는데 밤에 세상을 떠난다면?

왜 이 모든게 당연하다 싶었을까.
단 하나도 당연하지않다. 매일이 기적이었다.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으로써 오히려 아침에 일어나지않는게 더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난 내일 역시나 '또' 찾아올 날을 소중히 여기지않고 수많은 낭비를 해왔다.
두렵다고 도망치며 사람들이 가는 길로 따라갔다.
불행했지만 다들 그렇게 살고있다고 핑계대지말라고 다그쳤다.
그런데 그런 날들이 마지막일수도 있다 생각하니 갑자기 너무 억울해졌다.

난 젊으니까 괜찮아.
나중에 나이들어서 좀 더 여유있을때 하지 머.
이러며 미뤄왔는데 이런 내게 미래가 없다면?
언제죽을지 날 받아놓고 살아가는것도 아닌데 너무 안일했다.
그래서 다짐했다.

'그렇다면 난 오늘 하루를 그냥 즐겁게 보내야겠다' 라고.
욜로족이 되려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더이상 내 행복을 나중으로 미루진 말아야겠다'라고.
히노에게도. 가미야에게도. 이들 뿐 아니라
'그누구에게도 내일이 주어지는건 당연한게 아니니까'라고.

나에게 내일이 없다면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하루를 채울것이다.
히노와 가미야같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생각을 기록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많은 곳을 경험하고
그렇게 살아갈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매우 현실적인 성향인 나로써는 오늘의 밥을 생각 안할 순 없다.
그치만 그래도 나는 행복하게 죽고싶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지.

하루가 매번 똑같아 지루하다 느껴지고
'오늘', '내일'이 내게 당연하게 주어진것이라 여겨질때
그럴때 다시 꺼내서 읽어봐야지.

잊지말자.
유한한 삶을 살고있다는것을.
기억하자.
오늘은 당연한 하루가 아니라는것을.

도루가 알려준것처럼 따스함을 남겨주는 사람이 되자.
나에게도 다른사람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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